잔혹하기 그지 없다. 게임에서 탈락하면 바로 총소리가 울리고 피가 튄다. 이런 드라마 시리즈가 전세계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가 소비되는 모든 국가에서 1등을 한 것이다. 세상에 그냥 나오는 결과는 없다. 어떤 것들이 쌓여 메가 히트의 원인이 되었는지 그 비결을 찾아보자.
탄탄한 기획력
단순히 데스게임이라 하기에는 곱씹어볼 요소가 많다. 사회에 대한 풍자도 있고, 그것을 풀어가는 것에 있어서 사용한 어릴적 게임은 향수와 함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성기훈의 번호인 456번은 중간의 보통 사람을 의미하고, 오일남은 언제나 일등을 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유리 징검다리 게임은 세상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다른 사람의 희생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임이 끝나갈 때쯤 벽에는 그렇게 알려고 했던 게임의 종류가 순서대로 그려져 있다. 눈 앞에 것을 쫓다가 진짜 답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과 사람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우리에게 묻는다. 황동혁 감독이 이 작품을 위해 얼마나 고민했을까를 느끼게 한다.
전문가로 이루어진 팀 구성
게임을 진행하는 장면을 보면 몽환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 안에서 보여지는 색도 의미가 있다. 파란색은 사람을, 진분홍은 시스템을, 노란색은 돈을 의미한다. 진분홍(시스템)이 노란색(돈)을 만나면 빨간색 (피)가 되고, 파란색 (사람)이 노란색(돈)을 만나면 청록색(참가자)가 된다. 모든 색이 합쳐진 검정색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이런 기발한 미쟝센은 채경선 미술감독의 역량이다. 여기에 음악도 한 몫했다. 특히 단순한 리코더 소리가 주는 효과음은 기괴함을, 처참한 장면에 흐르는 고급스러운 음악은 왠지 모를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전체적으로 스토리와 소리가 딱딱 맞아떨어진다. 정재일 음악감독의 힘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끝모를 깊이감이 생겼다.
현실화에 충분한 자원 확보
아홉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데 253억원이 들었다. 회당 28억원 정도가 들어간 것이다. 이 정도 자원이 있었으니 이정재, 박해수, 허성태 등 좋은 연기자를 참여시킬 수 있었고, 상상을 현실화 시킨 세트장도 만들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도 가능했다. 넷플릭스는 이 돈을 투자하고도 간섭을 하지 않았다고 하니 감독은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
극중에 나오는 공유와 이병헌은 특별출연이다. 물론 2편을 예상했을 수도 있겠지만, 1편의 출연은 감독과의 인연으로 나온 것이다.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밈을 만들어 올렸다. 틱톡에서 #squidgame이라고 헤시태그가 붙은 것이 2주만에 237억개가 넘었고, 유튜브에서는 짧게 요약한 스토리, 장면에 대한 해석, 숨겨진 이야기들이 뇌피셜이라며 쏟아졌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CEO는 초록색 참가자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넷플릭스 전략을 지지하며 오징어 게임이 보고 싶다고 트윗을 날렸고, 르브론 제임스는 시청 인증을 했다. 나비 효과처럼 주변 사람의 말 한마디, 짤 하나가 더 큰 파도와 트랜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
황동혁 감독이 이 작품을 구상한 것은 2008년이라고 한다. 2009년에 대본을 완성했지만 투자를 받을수 없었다. TV쪽에서는 너무 잔혹하다는 이유로, 영화에서는 시류와 맞지 않고 너무 길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10년이 흘렀고 그 사이 넷플릭스가 등장했다. 투자와 유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전세계에 빈부갈등은 심해졌고, 코로나로 인해 스토리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자신도 참가자처럼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고, 돈을 쫓는 참가자의 모습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공감하게 된 것이다.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보니 글을 쓰면서 자꾸 내용 안으로 이입되어 들어간다. 하지만 한 발 빠져 전체를 다시금 조망해보자. 과연 내 일을 잘하기 위해 배울 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대로 성공을 위해서는 기획력, 팀 구성, 자원 확보, 지원자들,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지만 빠뜨릴 수 없는게 하나 더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2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1은 자신의 치아 6개와 바꾼 작품이라고 한다.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받고, 또 그것을 이겨가며 만든 작품이라는 뜻이다. 결국 자신만의 몰입이 만든 결과물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응축하고, 그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깊이 파고 들고, 온 몸으로 실천했을 때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주)어치브코칭 대표코치 이 형 준
Comments